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

평화가득하소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15)

선교지역 소식

평화가득하소서 선교지역 소식
[칠레 소식] 2025년 01월 제36호-칠레에서
작성자 : 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sicms1004@gmail.com) 작성일 : 2025-01-24 조회수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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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하느님의 평화 안에서 살아가는 선교사제를 꿈꾸며


전웅희 스테파노 신부


찬미 예수님!


어느덧 한 해가 지나갔고, 저는 많은 아쉬움과 함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2024년에도 많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곳 선교지에서 지내고 있는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2025년을 희망과 기쁨으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일 미사 때 저는 '주님의 기도' 후에 온 마음을 담아 신자분들에게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신자분들은 "평화를 빕니다"라고 기쁜 마음으로 서로에게 인사합니다.


하루에 한 끼를 겨우 먹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 부모님의 알코올 중독 혹은 마약 중독으로 인해 가정 폭력과 성적 학대 그리고 방치된 삶으로 어릴 때부터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 밤이면 무법천지로 변해 버리는 동네에서 늘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불안한 밤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 물과 전기 인프라가 부족하여 비위생적 생활로 인해 늘 피부병과 기관지염에 시달리는 사람들,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걱정 속에서 살아가는 판자촌 사람들...


미사에 참여하는 이곳 신자분들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평화의 인사 시간만큼은 미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가벼운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하며 서로의 삶에 평화를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장 지금 현실은 많은 어려움들과 고통들, 극복하지 못할 것 같은 갖가지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서로 위로해 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속에 제 삶 속에 선교사제로서 주님의 평화 메시지를 늘 간직하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사는지 저 자신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선교지 안에서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진정으로 가난한 이와 함께하려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지금 내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내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희생과 봉사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어떠한 보상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선입견으로 이곳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는지, 늘 기도하고 묵상하며 살고 있는지...


지금 나는 내 뜻대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하느님 뜻으로 사는지 자신을 돌아봅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고 분쟁이나 다툼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늘 사랑을 추구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아픈 사람들의 곁에 있으며, 나 자신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고 그들을 섬기며,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하느님의 뜻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어려움과 절망 가운데 신앙으로 어두운 길에 빛을 비추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때, 주님의 평화를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고 저 또한 주님의 평화 안에서 머물 수 있습니다.


가끔 제 마음은 실패의 두려움과 가끔씩 마주치는 낯선 풍습과 때로는 적대적인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제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로 동요되고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기 전 하셨던 말씀을 묵상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선교사제로서 진정한 의미의 평화는 하느님의 말씀에, 주님의 삶에 일치를 이루며 살려고 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를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늘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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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느님의 아들인가


김승훈 안토니오 신부



찬미 예수님!


일 년이라는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것이 새삼 느껴졌던 2024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빨리 흘러가겠지요. 이때면 늘 하는 말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2025년 을사년도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24년도에는 안팎으로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계엄을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하고, 이곳 이끼께(Iquique)에서도 이래저래 어이없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무탈하게 보냈습니다.


소식지 원고를 쓰면서 일 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2024년을 시작했습니다. 일 년 동안 세례 72명과 한 쌍의 혼배성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하고 있지만, 본당 미사 외 네오-까떼꾸메노 공동체 미사 지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구, 지구, 본당의 여러 행사가 있었습니다.


일 년을 돌아보면서 현재 내가 있는 이 자리, 이 삶의 자리가 나에게 맞는지, 잘 지내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고, 반성해봅니다.


내가 내 자리에서 충실했는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진정으로 신자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내 안에 평화가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기를 바라며 이 삶을 선택했지만, 그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의문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도해봅니다.


"주님! 당신을 따르는 이 길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주소서. 당신의 평화를 베풀어주소서"


이 세상에서 마음의 평화처럼 귀중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누가 하느님의 아들이냐? 평화를 창조하는 사람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의 평화, 가정의 평화, 그리고 나라의 평화, 모든 인류의 평화는 이 세상 인류의 이상(理想)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마음에 평화를 가져야 합니다. 저 또한 그런 평화를 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요? 먼저 마음속에서 탐욕과 분노 그리고 어리석음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의 분수를 망각하고 탐욕의 노예가 될 때 절대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분노의 노예가 되면 걱정에 휩쓸려 이성이 마비되고 사리 판단을 분간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어리석은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제거할 때 우리는 평화로운 마음에 도달합니다.


오늘, 이 순간 내 마음의 평화를 바라며 주님께 투정 한 번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님! 제 마음에 슬픔, 분노, 탐욕, 안위, 절망을 없애주시고, 제 마음에 당신의 평화가 가득하게 겸손되이 바른길로 인도해 주소서" "아멘"

그러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맑고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실 것이며, 우리는 언제나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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